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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함양읍> 난평리> 앞뒷집 명풍수

  옛날 앞뒷집에 나란히 앞집 영감도 풍수요 뒷집 영감도 풍수인데 앞집 영감이 아파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의 두 아들이 임종하기 전에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시면 어디에다가 모실까요?" 하고 물으니까 뒷집 김노인에게 가서 물어보고 유택을 택하라고 하였다. 얼마 안가서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뒷집 김노인에게 "묘를 어디다가 쓸까요?" 하고 물으니 "어려운 일이지만 두 사람이 재산을 긁어모아 금상여를 두 개 만들고 두 개의 금관을 짜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 하였다.

  저들의 처지에 벅찬 일이지만 아버지의 유언이니 시키는 대로 안할 수가 없었다. 두 개의 금관과 두 개의 금상여를 만들어서 오일장을 치르게 되었는데 시체가 든 상여는 앞에 가고 빈 상여는 뒤에 따라 가는데 도중에 시체를 지게에 지고 오는 사람이 있었다. 풍수가 "저 사람이 지고 오는 시체를 저 빈 관에 넣어서 상여로 덮으라."고 하였다. 

  금 상여를 주었으니 그 사람이 기뻐하며 따라가다가 중도에서 묘를 쓰게 되었다. 앞에 가던 상여는 계속 하루 종일 가니까 날이 저물게 되었다. 그런데 근처에 보니까 천관 구덩이를 파 놓았는데 그 곁에 상여를 내려놓고 상두꾼과 풍수는 내려가고 상주들만 관을 지키게 하였다. 추워서 파놓은 구덩이에 들어가 있는데 밤중에 귀신들이 오더니 안 올 사람이 왔다고 서로 왈가왈부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말하기를 여기 올 사람은 오다가 금 상여를 만나서 이 사람이 금상여와 금관을 주고 이 자리를 샀다고 하여 귀신들은 가버렸다. 

  날이 새었는데 해가 중천에 오르자 풍수와 상두꾼이 올라왔다. 풍수가 "너희들이 밤에 지켜보니 금상여를 만든 이유를 알겠지?" 하니 그제야 상주들이 그 뜻을 알았다. "예, 잘 알았습니다." 하고 그 곳에 자기 아버지의 묘를 쓰게 되었다. 출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집 근처에 서기가 서려있고 날마다 좋은 일이 생겨서 형제는 가산이 불꽃같이 일어나 삼년 안에 천석꾼이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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