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천면> 의탄리> 망부목
의평마을 한 가운데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여기에 얽힌 설화이다. 이 마을에 큰 뜻을 품고 사는 성실하고 착한 선비가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밥이 끓는지 죽이 끓는지 양식이 있는지 없는지 집안 형편은 아랑곳없이 학문으로 낙을 삼고 열심히 공부만 하였다.
그의 착한 아내는 남편이 성공하기만을 기대하고 군소리 없이 정성을 다해 뒷바라지를 하였다. 많은 학문을 쌓았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과거에 응시할 기회가 왔다. 어렵게 노자를 마련하여 서울로 가서 과거에 응시했으나 불행하게도 선비는 낙방하고 말았다. 몇 년 후에 기회가 와서 그는 또 다시 희망을 품고 한양으로 올라갔으나 이번에도 낙방하고 말았다.
선비는 아내에게 면목이 없었다. 마음씨 고운 아내는 남편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정성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달 밝은 밤이면 마을 가운데 느티나무 앞에 가서 밤새워 기도를 드렸다. 너무나 지극정성이라 마을 사람들도 박선비와 그의 아내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고 지성이면 감천이라 다음번에는 꼭 합격하리라는 생각으로 그 부부를 동정하였다.
선비는 노자 돈도 변변히 가져가지 못했으며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피로한 몸을 이끌고 가면서 끼니를 굶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내를 생각하며 용기를 내어 하루는 고개를 넘어가는데 도적을 만나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그의 아내는 매일 마을 느티나무 앞에 나와 기도를 하였다.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세월이 가도 남편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의 아내도 지쳐서 병으로 앓아눕게 되었고 느티나무 앞에 나와 나무를 끌어안고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장사지냈다. 그리고 그들 부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지내주기로 하였다. 그 선비로 인해 마을은 학문을 숭상하게 되었고 공부하는 풍토가 조성되어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선비 부부의 영혼이 이루지 못한 뜻을 마을 젊은이들에게 전해준 덕이라 생각하였다.
해마다 정월 초삼일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이 선비 부부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제를 지냈다. 나무 아래 젊은 선비들이 모여 시부를 읊고 학문을 겨루는 행사가 계속되었다. 이 느티나무는 마을에 풍년과 평화를 가져다주며 마을 청년들에게는 청운의 뜻을 품게 하는 길목(吉木)으로 추앙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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