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천면> 덕전리> 괴바우소와 산적
실덕 송알 아래에 너럭바위가 수십 평이나 되는 넓게 깔려 있는 괴바우소가 있는데 옛날에는 험한 골짜기였다. 조정에서 당파싸움에 휘말려 역적으로 몰려 죄 없이 죽임을 당할 수 없어서 몰래 변장을 하고 세상을 등지고 이 곳으로 숨어들어 살고 있는 이판서의 딸 숙영 낭자와 지리산 사냥꾼 낭, 그리고 산적들에 얽힌 설화이다.
이판서는 이곳에 들어와 철저하게 자기 신분을 감추고 평민이 되어 아내와 같이 화전을 일구고 살았다. 그에게는 숙영이라고 하는 딸이 하나 있는데 커갈수록 선녀같이 아름답고 예뻤다. 세월이 흐르고 그의 부모도 몸이 쇠약하여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녀는 홀홀 단신 외로운 산골에 홀로 남게 되었다. 일가친척도 없어 그녀는 이 깊은 산속에서 홀로 막막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막막하고 외로울 때 그는 낭이라는 사냥꾼을 알게 되었다. 낭이라는 젊은 사냥꾼 총각은 어딘가 모르게 당당한 위풍이 있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외로움을 위로하다가 뜨거운 사랑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결국 둘은 결혼을 하고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산속에서는 짐승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산적들이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집을 비우고 산비탈에 있는 밭에 나가 일을 하고 있는데 집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불길이 올랐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있었고 마구간에 소가 없어졌다. 산적들의 소행이었다. 그들은 절망감에 빠졌다. 그들은 절망할 수만은 없어서 다시 힘을 내어 집을 지었다.
먹을 것이 없어 낭이 사냥을 나갔는데 숲을 헤치고 괴바우소 근처에 이르자 인기척이 있고 연기가 뭉게뭉게 오르고 있었다. 살금살금 가까이 가자 험상궂은 사내 예닐곱이 둘러앉아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틀림없이 산적들이며 그 고기도 도둑질 한 소가 분명하였다.
낭은 저놈들을 혼내 주리라 마음먹고 가까이 가서 화살을 겨누며 어떤 놈들이냐고 외쳤다. 도둑들은 놀라 벌떡 일어섰다. 낭은 재빠르게 차례로 화살을 쏘아 허벅지를 꿰뚫었다. 낭은 소리쳤다. "네 이놈들! 칼을 버리고 무릎을 꿇어라. 그렇지 않는 놈은 심장을 꿰뚫을 것이다." 하니 시키는 대로 할 터이니 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너럭바위에 꿇어 앉혀놓고 훈계하자 그들은 감화를 받아 크게 뉘우치고 새 삶을 살기로 약속하였다. 산적들은 낭을 대형으로 모시고 한 마을을 개척하여 같이 살게 되었는데 그 마을이 지금의 '매암마을'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낭과 숙영이 죽고 나자 그 마을 사람들은 매암마을 뒤에 있는 바위를 낭을 기념하기 위해서 '장군바위'라 명명했다는 설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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