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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유림면> 대웅리> 호랑이 잡은 우가

  흔히들 우(愚)가 범 잡는다. 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리석은 사람이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제 힘만 믿고 멋모르고 덤빈다는 격언이기도 하다. 이 말의 유래는 우(禹)가라는 어리석은 사내가 머슴살이를 하면서 범을 잡은 데서 연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조선 영조 때 재궁마을 김씨네 집에 삼년 째 머슴살이를 하는 우가라는 사내가 있었는데 뚝심이 세고 어리숙하여 시키는 일은 잘하는 젊은이였다. 강물에 살을 놓아 물고기를 잡는데 살놓기 살잡이 살코기 등으로 부른다. 밤늦게 사랑방에서 새끼꼬기 집신삼기 등의 일을 하다가 출출할 때 강물에서 살코기를 잡아다가 막걸리판을 벌이고 때로는 호랑이도 강물에 내려와 살에 걸린 고기를 훔쳐 먹기도 한다.

  어느 가을밤 머슴들이 새끼를 꼬다가 출출하여 밤참 술을 마시기 위해 살코기를 주워오기로 하고 김씨네 집 머슴 우가를 강물로 보냈다. 어두운 밤 혼자서 냇물로가 살에 걸린 고기를 줍고 있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다가오고 있지만 무서워도 벌판 강가라 피할 곳도 숨을 곳도 없었다. 하는 수없이 살 아래 패인 웅덩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호랑이가 강을 건너갈 줄 알았는데 강에 와서 살코기를 주워 먹고 있다. 돌아가기를 기다리는데 물 속에서 뱀 한 마리가 다리를 칭칭 감고 있어 놀랐다. 위에서는 호랑이가 고기를 주워 먹고 있는데 당황해서 그것도 잊고 뱀을 피해 살위로 몸을 솟구쳤다. 호랑이가 놀라 앞발을 치켜들자 우가는 저도 모르게 호랑이의 허리를 힘껏 껴안고 죽을 힘을 다해 조였다. 

  아무리 사나운 호랑이라도 턱이 어깨위에 얹혀있고 앞발이 양 어깨에 걸쳐 있어 꼼짝도 못하게 되니 물 수도 없었고 앞발로 할퀼 수도 없게 되었다. 우가는 내가 손을 놓으면 죽는다고 생각하고 호랑이를 안은 채 걷기 시작하여 사랑으로 돌아갔다. 사랑에서는 살코기를 주우러 간 우가를 기다리는데 뜻밖에 호랑이를 안고 돌아오는 우가를 본 머슴들은 놀라서 경계하다가 김씨 집에 뒤어갔다. 

  잠자리에 들었던 김씨는 뛰어나와서 머슴들에게 큰 밧줄을 가져오라 하여 호랑이와 우가를 기둥에다 묶고 다시 호랑이를 묶으면서 우가를 풀어주어 우가는 풀어나고 호랑이만 기둥에 묶이었다. 우가는 풀려나자 땅에 쓰러져 기절하였다. 관가에 사실을 보고하였더니 위험한 일을 저질렀다고 그 벌로 삼대(麻骨)로 종아리 세대를 맞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상으로 미역과 피륙을 주었다고 한다. 우가는 얼마나 놀라고 죽을 힘을 다했는데 일년쯤 살면서 시름시름 앓다가 회복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禹가가 범 잡는다. 는 말이 愚가가 범 잡았다. 는 말로 통하게 되었는데 어리석은 우가가 범을 잡은 데서 유래된 말이라고 전해오고 있다. (대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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