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휴천면> 월평리> 뱀과 개구리바위
이성계의 배불숭유 정책으로 중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시대에 숨어 다니며 살아갈 때에 있었던 이야기다. 어떤 중이 목탁을 치면서 동냥을 하러 온 것이다. 사구실 시람들은 깜짝 놀라면서 웬놈의 중이 재수 없게 이 마을에 화를 입히려고 왔는가? 관에서 알면 큰일 나겠네 하면서 멍석을 깔아놓고 덕석마리를 하려고 하자 중은 새파랗게 질려서 떨고 있었다.
다급해서 하는 말이 만일 나를 살려만 준다면 내 도술로써 사구실 마을이 아무런 재앙이 없이 부자가 되고 자손들이 흥성하도록 하겠소 하였다. 그래 그 도술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주지 않으면 네놈의 말을 믿을 수가 없으므로 덕석마리는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니 그리 알아라. 하고 말하였다.
그 때 그 중은 살길을 찾아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속임수로 오히려 재앙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다. 마을 앞산 주령(主嶺)은 뱀 아홉 마리가 서로 개구리 한 마리를 놓고 먼저 잡아먹겠다고 노리고 있으니 사구(蛇九)마을이 편안할 이가 만무하고 마을 사람들은 서로 제 욕심만 챙겨서 화목하지 못하고 미움의 대상으로 원수야! 적이야!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같은 마을에 살면서 참으로 답답할 노릇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속히 남쪽에 보이는 저 개구리바위를 두 동강으로 쪼개서 깨뜨려놓아야 죽은 개구리가 되어서 뱀들이 이것을 노리지 않고 조용해질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만이 마을 사람들은 안정을 되찾게 되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며 평안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근거도 없고 믿을 수도 없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어리석은 마을사람들은 중이 하는 그 말을 믿게 되었고 중은 곧바로 개구리바위를 도술로써 두 동강으로 갈라놓게 되었다. 그러자 사구마을은 오히려 중이 오기 전보다 편안한 날이 없고 재앙을 불러들이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사구실(蛇九室)이라고 불러오던 마을 이름을 뱀사자를 빼고 모래사자를 써서 사구실(砂丘室)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화이다. (월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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