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휴천면> 목현리> 이서구 군수의 모험
옛날 함양에는 군수로 오는 사람마다 첫날밤에 죽어나갔다. 그러자 사지로 끌려가는 함양군수로는 오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 때 전라감사를 지낸바 있는 담이 크고 용기가 있는 이서구가 함양고을 비밀을 파헤쳐보고 싶어서 함양군수를 자청하여 왔다. 어명을 받들고 함양으로 내려오면서도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어떻게 대처할까? 하는 생각들을 하며 함양에 도착하였다.
함양에 도착하자 이군수는 관리들을 시켜 양초를 있는대로 사들이라 하여 저녁이 되자 동헌의 사방에 불을 밝혀 대낮같이 해놓고 곡주를 한사발 들이키고 자정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을 단단히 다져먹고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생각하며 책을 펴놓고 건성으로 읽고 있었다.
삼경이 지난 후 조용하던 밤이 갑자기 어수선해지는가 싶더니 구름이 일고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광풍으로 변하고 문짝들이 열렸다 닫혔다 하며 촛불은 모두 꺼지고 말았다. 이군수는 을씨년스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담대하고 용기있는 이군수도 겁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일대 광풍이 지난 후 잠잠해지고 구름이 벗기고 달이 나왔다. 그 때였다. 어떤 장군이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장창을 들고 나타났다. 무서워 소름이 끼치는데 장군은 마루로 올라왔다. 이군수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를 비켜주니 자리에 앉았다. 이군수는 무슨 소원이 있기에 이러느냐고 하니 장군은 자기에게 절을 하라 하여 절을 하였다. 그는 말을 꺼냈다.
오늘에야 명관을 만났구나. 내가 한풀이를 하려고 했는데 애송이 군수들이 겁을 먹고 죽어나서 소원을 못 풀었는데 오늘에야 명관을 만나 소원을 말하게 되어 반갑구나. 내 소원은 다름이 아니라 이곳에서 십리 밖에 있는 목골 동네에 내가 묻혀있는데 내 무덤이 허물어져 백골이 들어날 지경이야. 기갈이 심해서 군수에게 말해서 내 무덤에 손을 보고 제사를 지내주면 기갈을 면하고 편히 영면할 것같아서 소원을 풀려 하는데 군수들이 죽고 말았어 그래 그대는 소원을 풀어주겠는가?
예 제가 편히 쉴수 있게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장군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튿날 아침 아전들은 거적데기를 가지고 동헌으로 왔다. 신임군수가 죽었으리라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군수는 기침을 하고 방문을 열고 나오므로 아전들은 오히려 이군수가 살아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여봐라 너희들 오늘부터 이 고을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모두 정상근무에 임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방은 잔치준비를 하고 이 고을 노인들을 모두 불러모아라. 이렇게 하여 노인잔치를 하면서 간밤에 나타난 장군에 물었다. 그중 한 노인이 잘 알고 있었다.
이서구 군수는 친히 찾아가서 허물어진 무덤의 봉분을 고치고 비석과 상석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위토답을 장만하여 해마다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그 후 함양고을은 잠자하여 아무 탈 없이 평화롭게 되었다.(목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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