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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휴천면> 남호리> 원님과 호차(虎茶)

  '초엽 따서 상감님께 바치고 중엽 따서 부모님께 드리고 말엽 따서 남편에게 주고 늙은 잎은 차약 지어 봉지봉지 담아두고 우리 아이 배 아플 때 차약 먹여 병고치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경상감사 되어 주소.' 하는 노래가 언제부터인가 함양지방에서 불려졌던 차노래인데 호차라는 차가 있었던 것이다. 

  점필재가 함양군수로 와보니 함양에 차가 생산되지 않는데 임금님께 진상할 차를 바치고 있었다. 너무 황당한 일이라 생각하고 점필재는 문헌을 뒤적이고 노인들에게 물어보니 차가 지금은 없지만 옛날에 있었다는 흔적을 발견하고 어디엔가 차나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육방 관속들을 동원하여 차나무가 있는 곳을 찾도록 명령하였다. 차나무를 찾기 시작한지 보름만에 엄천사 부근 대나무밭에서 야생하는 차나무 몇 그루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야생차나무를 캐어다 차나무단지를 조성하여 기르는데 성공하였다.  

  그때부터 경작을 시작한지 몇 년 만에 나라에서 부과한 전량을 상납하고도 남아돌아 인근고을에 팔수도 있었다. 그 이전에는 인근의 전라도에서 양곡과 바꾸어 상납을 하였던 것이 차나무를 심어 재배함으로써 부과량을 바치고도 남게 되었던 것이다. 군민들의 관심이 많았던 만큼 이 차와 연관된 여러 가지 이야기도 많은데 지리산 차나무밭에 차 잎을 따러 갔던 아이가 산속을 헤매다가 길을 잃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 아이가 차밭에서 차 잎을 따려고 갔는데 그 때 마침 산속에서 마을로 내려오던 호랑이가 아이를 업고 산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호랑이 굴로 끌려간 아이는 기절을 했고 호랑이는 아이를 잡아먹으려니까 너무 어리고 측은하여 잡아먹기에 안 되었던지 아이의 얼굴에다 물을 풍겨서 정신을 차리도록 하고 함께 살아갈 양으로 아이를 기르기 시작하였다. 

  아이는 호랑이가 고마워서 차 잎을 따다가 호랑이에게 주니 호랑이는 차 잎을 맛있게 먹게 되었다. 차 잎을 먹다보니 아이와 호랑이는 친구가 되었고 차 맛에 취한 호랑이는 원기가 왕성하여 아이에게 온갖 고기를 다 구해다 주었다. 그 후 호랑이는 아이를 집으로 내려 보내고 스스로 지리산의 산신령이 되었다고 한다. 

  호랑이에게 물려가 죽었다던 아이가 살아서 돌아오자 마을 사람들은 크게 놀라 그 이유를 물었더니 여차여차하여 이렇게 되었노라고 호랑이와의 관계를 설명하자 사람들은 호랑이가 즐겨 먹었으니 호랑이 호자를 넣어 호차라고 이름 하여 부르게 하자고 하여 된 이름이라고 한다. 

  결국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되찾아서 장려한 이 차나무에 대해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해 그 동안의 경위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차를 만들어 성군의 장수를 빌고자 하는데 신라 때부터 내려오는 유종임을 알지 못하고 늦게야 지리산에서 차를 얻어 백성들의 걱정을 덜어주니 내 마음 기쁘기 한이 없구나. 대밭 옆 거친 땅에 자라던 차나무는 새 땅에서 자라 꽃이 붉고 새 주둥이는 얼마나 오래 자랑했는가. 다만 백성들의 고통을 덜고자 하였나니 광주리에다 좁쌀을 담을 수야 없지 않은가?

  이 호차의 형태는 잘 알지 못하나 지리산 인근에 살고 있는 사람은 지금도 따서 끓여 먹기도 하고 선물도 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호랑이가 즐겨 먹었다는데서 비롯된 이 호차는 예로부터 호랑이가 많았던 우리 고장으로서는 능히 있을 법도 한 이야기라 하겠다.(남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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