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천면> 삼정리> 선유정 유래
지리산 삼정계곡에 전해오는 설화인데 옛날 인걸이라는 사냥꾼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냥을 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사냥 다니는 길 근처에서 매일 아름다운 무지개가 섰다가 꺼지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근처에서 유심히 보니 그 무지개 아래 소(沼)에서 어여쁜 여인들이 밥을 짓고 있었다.
이 깊은 산속에서 여인들이 밥을 짓는 것도 이상하였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인걸이는 황홀경에 빠져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흐뭇하였다. 이야기로만 듣던 선녀 같았다. 황홀경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고 있으니 밥을 지어 밥상을 들고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버렸다. 이들은 하늘의 옥황상제의 시녀들로 산자수명한 이곳에 내려와 밥을 지어서 옥황상제의 진지상을 들고 하늘로 운반하는 것이었다.
인걸이는 재미있고 호기심이 늘 그 곳에 가 있었다. 매일 사냥을 하고 이 곳에 와서 밥 짓는 구경을 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다. 그런데 하루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더위에 지친 그녀들이 그 소에서 옷을 벗어놓고 목욕을 하는 것을 보니 날씬한 몸매, 아름다운 모습에 정신이 황홀하여 저 날개옷만 입으면 몸이 가벼워져서 하늘로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고 그 옷을 벗어놓은 곳으로 살금살금 가서 그 날개옷을 한 벌 훔쳤다. 허둥지둥 돌아오다 돌부리에 걸려서 찍 소리를 내면서 옷이 찢어지고 말았다.
인기척이 나고 옷 찢어지는 소리가 나자 이에 놀란 선녀들은 당황하여 자기 옷을 찾아 입으려고 서둘렀지만 아미라는 선녀는 옷이 없어서 당황하고 놀라서 쩔쩔매는 표정이었다. 다른 선녀들은 부랴부랴 하늘로 올라갔는데 아미선녀는 도리가 없어 슬퍼하고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인걸이는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가 입던 옷을 가져다 입혔다.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아미선녀를 데려와서 보고만 있어도 기쁘고 마음이 흐뭇하였다.
옥황상제는 할 수 없이 인걸이와 살 것을 윤허하고 비단옷 세 벌씩과 쌀이 나오는 바위 하나를 내려주었다. 쌀바위는 매일 필요한 양 만큼의 쌀이 나오는데 그 바위는 근래에 도로공사로 땅속에 묻혀 없어졌다. 그들은 아들 하나 딸 둘을 낳아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아미는 어느 여름 날 날개옷을 보자고 졸랐다. 인걸이는 날개옷을 기워서 입혔다가 아미가 그 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갔다.
인걸은 한없이 후회하였다. 세 자녀와 함께 벽소령에 올라가 하늘만 바라보고 기다렸으나 영영 내려오지 않았다. 인걸은 자녀와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죽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벽소령에는 바위가 솟아올랐는데 사람들은 그 바위를 부자바위라 이름하고 선유정을 짓고 기다렸으나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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