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수동면> 우명리> 어이 손에 개구리 죽네
옛날에 한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하도 집안이 가난해서 먹을 것도 없고 살 수가 없어서 자기 남편에게 "다른 집 남정네들은 나가서 점을 쳐서라도 돈을 벌어 와서 잘 먹고 사는데 우리는 어찌 이렇게 가난한가! 자기도 나가서 인제 돈을 좀 벌어오오." 하고 남편을 쫓아냈다.
이 남자는 집에서 내쫓겨 정처 없이 걷다가 저녁때가 되어 어느 한 마을에 가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그 마을에서 한 부잣집에 놋그릇을 다 도둑맞았다고 온 동네가 소란하였다. 옛날엔 놋그릇이 큰 재산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쟁이를 불러서 점을 쳐봐야 그 도둑을 잡을 수 있다고 점쟁이를 찾았다.
이 사내는 내가 그런 점은 잘 치는데 내가 찾아 주겠다고 하고 돈을 많이 받고 점을 쳐주기로 하였다. 그래서 어디냐고 물으니 "거기에 있는 어이 그놈이겠지." 하였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거기마을로 가자!" 하면서 거기로 몰려갔다. 그리고 거기마을에서 '어'가라는 성을 가진 이름이 '이'라 하는 사람이 살고 있느냐고 물으니 어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어이 집에 몰려가서 집을 수색하였더니 그 집에서 훔쳐간 놋그릇이 나왔다. 마을 사람들은 점을 잘 쳐서 놋그릇을 찾았다고 기뻐하였다. 사내는 돈을 많이 벌어서 집으로 가는데 어이라 하는 놈이 저놈 때문에 내가 훔친 것이 발각되었고 이제는 도둑놈이 되었으니 나를 이렇게 골탕 먹인 저놈을 그냥 둘 수 없다고 하여 칼을 시퍼렇게 갈아가지고 그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지키고 있었다.
칼을 들고 어이가 앉아있는데 개구리가 한 마리 폴짝폴짝 뛰어나왔다. 그는 개구리를 잡아 손에 쥐고 있으면서 '네 놈이 그렇게 점을 잘 치면 맞추는가 보자.' 생각을 하는데 마침 그 사람이 앞에 왔다. 도둑은 벌떡 일어서면서 "너 때문에 내가 골탕을 먹고 있으니 내 손안에 있는 이것을 알면 안 죽일 것이고 이걸 모르면 너는 내 손에 죽을 것이다." 하였다.
당황한 이 사내는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고 있었다. 그러니까 도둑은 너는 내 손 안에 있는 것을 모르니 인제 죽어야 한다고 고함을 질렀다. 그런데 그는 도둑의 이름은 이미 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 사내의 성은 한씨고 이름은 개구리였다. 다급한 나머지 그는 외쳤다. "어이 손에 한 개구리 죽네! 어이 손에 한 개구리 죽네!" 하면서 소리 질렀다.
그러니 어이란 도둑놈이 '내 손에 개구리를 쥐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참 점을 잘 치는 놈이구나. 과연 너보다 세상에서 점을 쳐서 잘 맞추는 사람은 없는가보다.' 하면서 손바닥을 펴니 개구리는 뛰어나가고 이 사내는 죽음을 당하지 않고 살아와서 아내와 잘 살았다는 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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