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림면> 국계리> 강선바위(降仙岩)
재궁마을 삼백여 미터 남쪽에 강선대가 있고 냇가에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를 신선이 내려와서 놀았다 하여 '강선바위'라 하고 혹은 목은(牧隱) 이색(李穡)선생이 낚시하던 곳이라 하여 '목은 낚시터'라고도 한다. 배경의 암벽과 단풍, 강과 바위가 아름다워 신선들이 내려와서 놀았다는 곳이다.
옛날에 강선바위 주변에 오색찬란한 서기가 어리고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들려오면 학이 날아들고 신선이 봉황을 타고 내려와 가야금과 비파를 퉁기며 피리를 불면 주위의 땅이 복지로 변했다고 한다. 인근 주민들은 그곳을 향해 절을 하고 소원을 빌며 기도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근처 외딴집에 눈먼 처녀가 살았는데 신선들이 내려오면 찾아가서 자신의 슬픔을 하소연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듣고 지팡이로 더듬으며 그곳으로 찾아가다가 넘어져 가시에 긁히고 이마에는 피를 흘리면서도 아픔도 잊고 음악이 흐르는 곳을 향해 계속 걸어갔다.
한편 강선바위에서 피리를 불던 신선 하나가 가까이 오고 있는 처녀를 발견하고 자세히 보니 아리따운 장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신선은 애처롭게 생각하여 피리를 멈추고 그 처녀에게로 달려가려 하였으나 그 광경을 본 다른 신선들이 인간을 가까이 하면 안 된다고 말렸으나 너무나 애처로운 마음에 처녀에게로 달려가서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낭자 어디를 가려고 합니까?" 하자 "소녀는 앞을 보지 못하여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듣고 신선께 빌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기에 신선이 계신 곳으로 갑니다. 그곳으로 안내해 주실 수 있을런지요?" 하였다. "부모형제가 데려다 주면 되지 않겠어요?" 하자 "저는 부모형제도 없이 혼자 저 너머 외딴집에 삽니다." 하였다. 그 말에 신선은 더욱 마음이 아파서 옷을 찢어 이마의 피를 닦아주고 상처를 싸매 주었다.
신선이 낭자의 집으로 가자고 하자 그 처녀는 신선에게로 데려다 달라고 하였다. 신선은 제가 눈을 뜨게 할 수 있다고 하여 그녀의 집으로 갔다. 신선은 하나님께 뼈에 사무치도록 기도를 드리고 그날 밤 처녀와 하룻밤을 새우게 되었다. 달 밝은 밤에도 그는 천상의 하느님께 간곡히 기도를 드렸다. 그 때에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난 너를 잃어 한없이 슬프다. 그러나 너의 갸륵한 마음에 눈을 뜨게 할 터이니 그녀와 행복하게 살아라." 하였다. 그날 새벽에 처녀가 눈을 뜨게 되었다. 처녀는 한없이 기뻤다. 새 세상이 열린 것이다. "내 눈을 뜨게 한 당신은 누구입니까?" 묻자 "눈을 뜨게 한 것은 내가 아니라 천상의 하느님입니다." 처녀는 너무나 감사해서 사내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낭자, 나와 함께 살아주겠소? 우리 서로 기도하며 힘을 모아 살아갑시다."
사내는 처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하였다. 서로의 눈빛은 햇빛보다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녀는 눈물을 흘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의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꽃 같은 삶을 살게 되었다. 한 편 그날 이후에는 강선바위에 신선이 내려오지 않았으며 한 토막의 전설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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