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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휴천면> 문정리> 어사와 평양기생

  서울에서 김정승과 박정승이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는데 두 사람이 아이를 낳으면 아들과 딸을 낳으면 사위를 삼고 아들만 낳으면 의형제를 맺어주자 약속을 했는데 둘 다 아들을 낳아 형제를 맺어주었다. 그런데 그들이 장성하자 박정승의 아들은 가운이 없어 빈 털털이가 되어 남몰래 지리산 계곡으로 내려와 파전이나 일구어 살려고 아무도 모르게 숨어내려왔다.

  그런데 김정승 아들은 승승장구하여 평양감사로 와 있다는 소식이 들려서 박정승 아들은 산골서 뼈가 빠지도록 .파전을 해봤자 식구들 입에 풀칠하기도 바쁘니 평양감사은 선대부터 형아 동생아 하고 재냈겠다 저들도 의형제를 맺었으니까 찾아가면  그냥 돌려보내지는 않겠지 생각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잘 먹지도 못하고 고생고생 해가며 평양까지 찾아가게 되었다. 

  평양에 도착하여 소식을 들으니 감사가 오늘 부벽루에서 기생들을 데리고 잔치를 하는 날이라 하여 부벽루를 찾아가니 기생들을 데리고 한창 놀고 있는 중이었다. 남루한 모습으로 들어가서 형님 내가 아무개입니다. 하니까 감사가 바라보더니 두말도 않고 뱃사공을 부르더니 이놈을 당장 대동강물에 던져버려라 하고 호령을 하는데 화월이라는 기생이 관상을 보고 저 사람이 큰 벼슬을 할 사람이라서 용변한다면서 잠깐 나와서 사공에게 내가 후히 댓가를 줄 테니 물가운데로 멀리 데리고 가서 북을 세 번 치면 던지라 했으니까 그때 웃옷을 벗겨 바다에 던지고 그사람을 집에 데려가 있으라고 하였다.

  그날 화월이는 연회에서 노는 둥 마는 둥 행사를 마치고 뱃사공을 찾아가 그 사람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히고 밥을 주었으나 며칠간 울면서 밥도 먹지 않았다. 사연을 들은 화월이도 눈물이 났다. 내일 아무데 절로 가자 공부를 해서 복수를 해야 할 것 아니냐? 집 걱정은 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 하고 주소만 알려 달라하여 지리산에 가니 짐승같이 움막을 지어 생활하고 있는 것을 집을 새로 지어주고 가족들의 생활비도 대주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매일처럼 물 떠놓고 기도하였다. 제발 장원급제하여 평양감사나 암행어사가 되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럭저럭 몇 해가 지났는데 하루는 화월이 연회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잠을 자는데 서기가 비취어서 잠을 깨보니 보이지 않고 다시 눈을 감으면 서기가 들어와서 사랑에 가보니 박정승 아들이 들어와서 숨어있었다.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히는데 마패가 숨겨져 있었다. 그럭저럭 며칠 후 몇  일 날 감사가 잔치를 버린다고 하였다. 그날이 와서 또 박씨는 남루한 모습으로 가서 형님 저 왔습니다. 하니 아니 저놈이 죽었는데 어디서 나왔느냐? 하면서 사공을 불러 이놈 잡아다가 빨리 대동강에 집어던져라 하였다. 

  그 때에 어사 출도를 하였는데 감사는 죽일 것이로되 살려주고 파면시키고 본집이 어떻게 사는가 생각나서 내려오려는데 화월이도 이사짐 싸가지고 본집으로 와서 서로 의좋게 살았다는 설화이다.(문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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