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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안의면> 석천리> 옹기장수 정씨

  옛날 어디서 왔는지 조상이 누군지 고향이 어딘지도 모르는 한 옹기장수가 안의에 자리를 잡고 장날을 따라 돌아다니며 옹기를 팔고 알뜰하게 살고 있었다. 돈은 좀 모았지만 가족도 없고 보금자리도 없이 장돌뱅이로 돌아다니니 가정을 이룰 수 없어 늘 서글펐다. 그러던 어느 날 소리패들이 안의장터에 와서 굿을 하는데 그중 한 여인에게 동정심이 가고 관심이 쏠렸다.  

  그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친 순간 마음이 통하였다. 역마살이 끼여 떠돌아 다니는 같은 처지로 옹기장수는 머뭇거리다가 소리꾼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다음은 어디로 갈 거요?" 하니 그녀는 진주로 간다고 대답했다. 매월이라고 하는 그 여인을 연모했지만 용기가 없어서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옹기장수는 마음이 설레고 생각할수록 더 그리워지고 시간이 갈수록 견딜 수가 없어서 매월이란 소리꾼을 만나기 위해 진주장터를 찾아갔다. 그녀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내심 옹기장수를 연모하고 있었다. 조용하고 포근한 옹기장수와 함께하면 평화롭고 행복한 길이 펼쳐질 것만 같았다. 나이도 많아지고 몸도 약해져서 더 이상 사당패를 쫒아다니며 일을 하지 못할 처지였다. 옹기장수와 함께 즐겁고 새로운 생활의 보금자리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옹기장수는 그녀를 보자 자기도 모르게 손을 덥석 잡고 한적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얼마나 찾아 헤맸는지 모르오." 하니 그녀는 놀라서 "어쩐 일로 나를 찾아요?" 하고 물었다. "나는 이제 그대 없이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소. 염치없지만 나와 함께 살아보지 않겠소?" 하니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매월이는 반갑고 고마웠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옹기장수의 구혼에 응답하는 것이었다.

  "나도 장돌뱅이에 불과하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을 합치면 남부럽지 않는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오." 하였다. 이리하여 두 사람은 혼인을 하였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나도 아이가 없었다. 매월이는 자기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늘 근심을 하게 되었다. 남편이 위로했으나 근심걱정에 그만 병을 얻고 말았는데 여러 해 고생을 하다가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옹기장수는 통곡을 하며 애통해 하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아내를 잊기 위해 장터를 떠돌아다녔지만 나이가 들어서 이제 장날도 다닐 수 없어 그가 사 놓은 논에서 나오는 세를 받아먹고 살았는데 그도 병이 들었다. 그는 죽기 전에 동민들을 불러다 놓고 유언을 하였다. "내가 장터를 떠돌며 옹기를 팔아 모은 돈으로 마련한 서마지기의 논과 집 그리고 재산을 모두 동네에 희사하고자 하니 받아주시오." 하였다.

  그가 죽자 동민들은 후히 장사지내고 일년에 한번씩 제사를 지내주었으며 옹기장수 정씨의 일대기를 회상하곤 하였다. 지금도 안의에는 옹기장수 정씨의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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