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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안의면> 상원리> 상사바위

  신라시대에 세운 장수사의 동편에는 암자가 하나 있었는데 그 암자에는 젊은 중들이 불도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꽃다운 처녀가 이 암자에 불공을 드리러 왔다. 암자에 여자가 오는 것은 도를 닦는데 방해가 되어 요괴와 같이 여긴다. 그런데 그 처녀는 이 암자에 와서 한 동자승에게 첫눈에 반해 연정을 품게 되어 비극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처녀는 동자승에게 추파를 던지며 암자를 떠날 줄을 몰랐다. 그녀의 태도를 눈치 챈 암자에서는 마침내 처녀를 암자에서 추방하게 되었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도 동자승을 잊지 못해 그리워하다가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러나 수도승에게 가서 매달릴 수도 없고 애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그녀는 병석에서 괴로워하다가 숨을 거두고 말았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처녀가 죽은 지 얼마 후 달이 밝은 가을밤, 동자승은 공부를 하다가 큰 바위 위에 올라가 잠시 쉬었다. 가족들 생각과 외로움에 잠시 마음이 산란해져 한숨을 쉬었다. 바로 그때 어두컴컴한 달빛 아래 큰 뱀이 나타나 동자승에게 달려들었다. 뱀은 사정없이 동자승의 몸을 휘감고 동자승을 노려본다. 

  "나는 당신을 사모하다 죽은 한 맺힌 처녀귀신인데 죽어서도 잊지 못해 찾아왔으니 내 원한을 풀어주시오. 나를 사랑한다고 말 한마디만 해주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동자승은 놀라서 기절하고 말았다. 본의 아닌 사랑을 죽은 귀신 뱀에게 강요당하고 있었다. 파계승이 될 것이냐 죽음을 당할 것이냐의 기로에서 정신을 차린 동자승은 속세를 떠난 자신에게 사랑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이 한 몸 이미 속세를 떠나 불가에 바쳐진지 오래인데 부처님과의 약속을 거역하고 어찌 파계할 수 있겠는가?" 하자 그 뱀은 단념한 듯 "당신과 내가 맺지 못한 사랑을 저 세상에 가서 맺어봅시다." 하고 동자승을 감은 채 낭떠러지로 뛰어내려 즉사하고 말았다.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그 바위를 상사바위라고 불렀다. 상사병으로 인한 슬픈 운명에 종지부를 찍은 바위이기 때문이다. 그 동자승과 뱀이 죽은 뒤로는 암자의 수도자들도 정신이 어지러워졌다. 밤이 되면 무서워서 잡념이 일어나 거기에서 도를 닦을 수 없어 한 사람 두 사람 떠나가고 빈 암자만 남게 되어 결국 그 암자는 문을 닫게 되었다.

  명당일수록 요괴가 많고 유혹이 많은 법이며 터가 세다고 한다. 이곳도 그런 곳이 아닌가 한다. 지금도 그곳에 가면 기와조각이 나와 옛날에 암자가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 골짜기는 그 후로 뱀이 득실거렸고 요사이도 뱀이 많기로 이름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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