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안의면> 귀곡리> 강대무덤
옛날 귀곡에서 초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는 도둑이 많아 넘기가 어려웠는데 초동에서 귀곡으로 시집간 여인이 있었다. 하루는 초동 친정집에서 어머니가 병으로 위독하다는 기별이 왔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말에 효녀인 그녀는 도둑은 까맣게 잊고 약초를 구해서 어머니가 완쾌하기만을 기원하며 이 고개를 올라갔다.
어디선가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숲속에서 험상궂은 산적 몇 명이 그녀에게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산적들을 보자 하얗게 질려버렸는데 산적들이 달려들어 보자기를 빼앗아 풀어 봐도 돈은 없고 약초 뿌리 몇 개만 있었다. 그녀는 사정도 이야기하고 살려달라고 애원도 했지만 난폭한 도둑들은 그녀를 기어코 욕보이고 말았다.
그녀는 남편에게 큰 죄를 범한 것으로 생각하여 허탈감과 절망감으로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자기 몸이 더러워졌으니 다시는 남편을 대할 면목이 없었다. 친정으로 돌아가 어머니 병환을 극진히 간호한 결과 어머니 병환은 완쾌되었으나 양심의 가책이 되어 도저히 시가로 되돌아갈 수가 없었다.
수치심과 낭패감으로 하늘조차 우러러볼 수가 없었다. 괴로움과 슬픔으로 상심한 나머지 시름시름 병을 앓기 시작하였다. ‘오냐, 두고 보자! 이 산적놈들아, 내 죽어서 귀신이 되어서라도 빚을 갚아주리라.’ 하고 앓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한 많은 그녀는 숨을 거두면서 눈을 감지 못하고 고혼이 되어 산적들에게 기어코 빚을 갚으리라 하였다.
그녀는 귀신이 되어 산적 한 놈은 뽕나무에 목을 매어 죽게 하였다. 한 놈은 물에 빠져 비참하게 죽게 하였고, 또 다른 한 놈은 불에 타서 죽게 하였다. 그녀는 귀신이 되어 자기를 욕보인 산적들을 다 죽여 버리고 말았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아무리 흉악한 산적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시체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시체를 모아 무덤을 만들어 주고 강대무덤이라고 하였다.
여자가 원한을 사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한 여인의 애원함을 들어주지 않아 산적들은 무참하게 죽어갔다. 그 후로 귀곡과 초동을 오가는 사람들은 아무리 재를 넘어도 산적들에게 시달림을 받거나 욕을 당하는 일이 없어 평화롭게 고개를 오갈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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