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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지곡면> 시목리> 감나무골 물버들나무

  시목리 감나무골 마을 동구에는 물버들나무 세 그루가 있는데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지나가는 나그네의 쉼터가 되기도 하는 곳인데 물버들나무는 물기가 많은 호수가나 늪지대, 못가에서 잘 자라는 나무다. 그러나 이곳 물버들나무는 지명이나 호수나 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그보다는 불과 관계가 있는 나무라 할 것이다. 

  백여 년 전에 마을 사람들이 잠든 한밤중에 불이야 하고 외치는 소리가 온 마을에 울려 퍼졌다. 선잠을 깬 마을 사람들이 잠결에 뛰쳐나와보니 마을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한해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화재가 이 마을을 찾아들곤 하였다. 이로 인해 마을사람 중에는 살 곳이 못된다고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마을은 그 당시는 백씨들의 집성촌이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원인모를 화재로 불안한 나날을 지내면서 동회를 열었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원인을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었고 대책을 세워보았자 뾰족한 대책이 나올 수 없었다. 이 마을 화재는 서하면 동문산에서 불기가 비치면 마을에 불이 나곤 하였다. 온 마을에 불이 붙어 집집마다 불꽃이며 세간이 타고 어떤 집에서는 식량이 다 타버리고 돼지나 소가 타죽는 수도 있었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이렇듯 마을이 화마에 시달리던 어느 날 이 마을의 김 노인이 꿈을 꾸었는데 큰 산이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꿈에 불이 나면 재수가 있고 집안이 불꽃처럼 일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마을의 불은 문제가 다른 것이다. 재수보다도 불을 막아야 한다. 김노인의 꿈에 다른 나무들은 불이 붙어 활활 타고 있었는데 유독 물버들나무 만은 조금도 타지 않고 불더미 속에서 푸르게 서 있었다. 

  김노인은 꿈이 하도 신기해서 마을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분명히 신령님이 이 마을을 불에서 구해줄 수 있는 방책을 현몽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동문산이 마주 보이는 마을 어귀에 물버들나무를 심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다음날부터 마을 사람들이 동원되어 남녀노소가 삽을 들고 나와서 마을 어귀에 큰 연못을 파고 주위에 물버들나무를 심었다. 

  마을 사람들이 동원되어 노력한 보람이 있었다. 이상하게도 물버들나무를 심은 후부터는 마을의 화재는 씻은 듯이 없어지고 감나무골 마을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조용하고 살기 좋은 마을로 번창하고 근래에는 사과나무를 심어 부촌이 되었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지금은 그 연못은 없어지고 두 아름크기나 되는 세 그루의 물버들나무만이 으젓하게 서서 동문산과 마을을 가로막아 감나무골 마을을 화재로부터 지켜주는 수호목으로 건재하고 있다. (시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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