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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백전면> 운산리> 소금쟁이소(沼)

  운산마을 남쪽에 소금쟁이소가 있는데 이 소에 얽힌 설화가 있다. 이 마을에는 옛날 일년에 한두 번씩 오는 소금장수가 있었다. 함양장날 소금을 사는 것보다 싸게 살수 있고 특히 그 사내는 키가 훤출하게 크며 믿음직스럽게 생겼을 뿐 아니라 떠돌이 생활을 많이 했기 때문에 경험담이나 문물을 접한 이야기를 구수하게 해주어 아녀자들에게는 인기있는 사람이었다. 

  한번 오면 이삼일씩 묵어가는 그가 오게 되면 먹이를 던져주면 몰려오는 물고기처럼 아녀자들이 몰려들어 귀를 기울이고 애교 넘치는 눈짓을 보내기도 하였다.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소금장수를 기다리는 이들은 과부들과 주막의 주모들이었다. 혼자 사는 설움과 성정의 회포를 풀 수 없었던 그녀들은 그 소금장수가 낭군이나 되는 듯이 기뻐하며 맞이하였다. 

  소금장수가 이 마을에 머물다가 떠난 후에는 주막집 주모는 꿩 먹고 알 먹고 누구누구 과부댁은 톡톡히 소원풀이를 했다는 둥 소문이 우물가나 빨래터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가롭고 무료한 산골 마을에 한 동안 재미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소금장수가 다시 소금을 팔러 왔다. 소금장수가 왔다는 말이 퍼지자 아낙네들은 함박이나 소쿠리를 들고 엉덩이를 흔들며 몰려들었다.

  여인들과 소금장수는 재미나는 듯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수심에 찬 한 여인이 있었다.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과부가 된 젊은 여인이 전번에 연정을 이기지 못해 서로 정을 통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자신의 뱃속에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미 6개월이 되어 배가 불러와 근심 속에 소금장수를 기다려왔던 것이다.

  그 여인은 남이 알까봐 걱정이요 애비 없는 자식을 혼자 기를 수도 없고 마을 사람들에게 화냥년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을까봐서 걱정이 컸던 것이다. 그날 밤 과부는 소금장수가 묵고 있는 주막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소금장수와 주모가 벌써 재미를 보고 있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과부는 질투심이 솟구쳤으나 참고 기다렸다가 끝날 때쯤 기척을 하자 주모가 방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무슨 일이오? 이 밤에." 하고 주모가 쏘아붙이며 서로가 질투심에 차 있었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보고 소금장수가 밖으로 나왔다. 과부는 조용한 곳으로 가자며 저번에 둘이 어우러졌던 디딜방앗간으로 갔다. 겨우 입을 열어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소금장수는 장독뿌리를 달여 먹고 아이를 떼라는 것이다. 자기는 애비노릇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인을 할 수 있느냐고 아이를 낳아 같이 살자고 하였더니 소금장수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부하였다. 역마살이 낀 팔자를 타고나서 합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부는 애원하였다. 소금장수는 내일 저녁에 다시 만나 차근차근 이야기 해보자면서 집에 가서 기다리라고 하여 돌려보냈다.

  소금장수는 자신의 신세도 막막하였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 과부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주막집으로 되돌아가서 술을 마셨다. 그는 크게 술에 취하여 모든 짐을 놔두고 몰래 이 마을을 도망치려고 하였다. 주모가 취하여 잠들자 그는 비틀거리며 마을을 빠져나가기 시작하였다. 

  너무 술이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아무렇게나 비틀거리며 걸어서 도망치다가 마을 남쪽에 있는 소에 이르러 빠져죽고 말았다. 정말 하늘의 벌을 받고 빠져죽었는지 눈을 뜨고 죽어 있었다. 한편 과부는 아기를 낳다가 아기와 함께 죽어서 소금장수의 죄악을 더욱 들어내고 말았다는 설화가 전해지며 그 소를 '소금쟁이소'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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