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하면> 운곡리> 은행정 은행목

  은행정의 은행목은 높이가 약 40미터 둘레가 약 13미터로 식수한 25대손이 살고 있으니 수령이 약 칠백 내지 팔백 년이 되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고 마을 이름도 은행정이니 마을 형성과 더불어 심어진 나무라 하겠다. 풍수지리설에 배설이라 하여 우물을 팔 수가 없어 계곡에서 물을 길러다 먹었던 마을이다. 

  설화에는 마을이 생기고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나무가 있는 자리에 우물을 파서 사용하던 중 하루는 송아지 한 마리가 우물에 빠져 죽었다. 그래서 불길한 일이라 하여 우물을 메워 버렸다고 한다. 우물을 메운 그 자리에 은행나무가 나서 자랐다고도 하고 은행나무를 심었다고도 하는데 그 나무가 자라기 시작하여 오늘의 거목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마을은 배의 형상인데 이 나무는 배의 돛대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까지 마을의 수호목으로 추앙을 받으며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하여 보호하고 있는데 매년 정월에는 당산제를 지내며 온 마을의 평온을 기원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어느 날 마을 유지들이 모여서 이 은행나무를 베어서 팔아 마을 발전을 위해 쓰기로 합의하였다. 베어서 팔기로 한 날로부터 재앙이 시작되었다. 밤마다 마을에서 상여꾼 소리가 들렸다. 그들 중에는 시름시름 병을 앓고 죽는 사람도 생겼다. 어려움이 닥쳐오고 큰 화가 미치기 시작하여 은행나무를 베어서 팔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말았다.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이 나무를 해칠 계획을 세울 수 없다. 삼백여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열매가 열렸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송계마을에 수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 없어진 후로는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고 한다. 수절 나무로 오늘날까지 가지만 무성하게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뒤 학교에 수은행나무를 심어 이 나무의 회춘을 기대하며 열매가 맺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도시로 떠나가고 이 나무만 쓸쓸히 마을 가운데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