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하면> 봉전리> 은혜 갚은 두꺼비
옛날 이 근처 마을에 가난한 집 딸이 밥을 짓고 있었다. 식구는 많은데 몹시 가난하여 자기네 식구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어느 날 밥을 지어놓고 밥을 퍼려고 하는데 어디서 두꺼비가 한 마리 나와서 박박 박박 소리를 내면서 소두방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밥이 적었지만 한 술 떠서 그 두꺼비에게 주었더니 두꺼비가 밥을 다 먹고 갔다. 그런데 때마다 밥만 퍼려고 하면 그 두꺼비가 나와서 한 술씩 주면 먹고 간 것이 몇 년을 계속하였다.
그런데 어느 고을에 부자 마을이 있었는데 마을 전체가 부자들만 살았다고 한다. 그 마을에는 상여를 만들어 초상이 날 때까지 보관하는 집이 있었다. 그 집에는 큰 지네가 한 마리 있는데 가끔 그 지네가 나왔다 들어가면 동네에 재앙이 발생하곤 하였다. 사람이 자꾸 죽어나고 재앙이 잦아지니까 마을 사람들이 무슨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의논한 결과 심청이 모양으로 처녀를 하나 사서 거기다가 희생물로 넣어보자고 의논이 되었다.
그래서 돈을 많이 주고 사람을 사서 넣으려고 하니까 두꺼비 밥을 주던 그 가난한 처녀가 돈을 많이 받아 부모에게 주고 팔려가게 되었다. 팔려간 그날 밤 상여를 넣어 놓은 그 창고에 들어가 있는데 한 밤중이 되니까 큰 지네가 우르르 소리를 내더니 발에다 불을 켜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옆을 무심코 보니까 두꺼비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두꺼비는 지네가 처녀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아서고 있었다. 지네와 두꺼비가 독을 올려가지고 뿜어내는데 서로가 안 지려고 버티고 있었다. 그 처녀는 이제 나는 죽었구나 생각하고 어쩔 줄을 모르고 떨고 있었다. 오랜 시간 서로 버티고 있는데 자정이 되고 새벽이 되어 첫닭이 울 때가 되니 지네가 스르르 죽어갔다. 그리고 두꺼비도 죽고 말았다. 지네와 두꺼비는 둘 다 죽고 그 처녀는 살았다.
이튿날 마을 사람들은 그 처녀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상여 창고로 가보니 그 처녀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놀라워하였다. 물어볼 것도 없이 두꺼비가 목숨을 바쳐 처녀를 살린 것이다. 옛말에 사람을 구제하면 앙갚음을 하고 짐승을 구제하면 은혜를 갚는다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처녀에게 은혜만 갚은 것이 아니라 그 마을 전체를 구한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