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하면> 봉전리> 쇠락한 새들 전씨
고려 말 두문동 72현의 한 분인 전오륜의 후손이 합천으로 내려와 두 아들을 낳았는데 장남은 합천에 살고 둘째가 서하면 새들로 이거해서 마을을 개척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근면 성실하여 그 후대에 천석을 하고 이 마을이 전씨네 집성촌으로 부자마을이 되어 잘 살았다고 전해진다.
근래에 이르기까지도 그 마을에는 서산서원이 있었고 웅장한 고가들이 몇 채 남아 있었는데 퇴락하여 허물어지고 일부는 화재가 나서 타 버리고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이 마을 앞을 지나가는 사람을 젊은이들이 끌어다 패고 거지나 중들이 동냥을 오면 쪽박을 깨고 쫓아 보내기도 하였다. 잘 살고 세가 강하기에 약자를 괄시하는 행위였다고 하겠다.
어느 날 한 대사가 이 마을에 왔는데 대사를 묶어서 대문간에 매달아 놓았다고 한다. 그러자 그 대사는 이 마을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그들에게 "아무데 가면 금포설(금바가지설)에 묘가 있지요?" 하니까 있다면서 "당신이 왜 그런 것을 묻느냐?"고 되물었다. "그 앞에 못이 있을 겁니다. 그 못을 더 파서 키우면 이 마을이 큰 부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 아래 냇가에 달팽이나 혹은 새 모양의 바위가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들으니 보지도 않고 그런 것이 있는 것을 아는 것을 보니 무엇을 좀 아는 사람인가보다 싶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왜 묻느냐고 하였다.
그러자 그 대사는 말하였다. "그 묘가 금바가지 설이거든요. 바가지에는 물이 있어야 하니까 그 아래에 있는 못이 금바가지인데 이것을 더 깊이 파면 바가지가 크니까 물이 많아져서 그만큼 재산이 더 불어나게 되지요. 그리고 냇가에 있는 저 바위는 달팽이인데 달팽이가 지금 이 마을의 지기를 다 빨아먹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 바위를 깨뜨려 달팽이를 없애야 마을이 손해를 보지 않고 더 큰 부자가 될 것입니다."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들으니 그럴듯하였다. 정말 그릇이 커야 재산이 불어날 것도 같고 달팽이가 정말 마을의 샘물을 다 빨아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냇가에 있는 그 큰 바위를 깨뜨려 달팽이(새)의 목을 쳐서 머리를 잘라 버렸다. 그리고 들에 있는 못을 더 깊이 파서 크게 키웠다. 그러자 그 못이 차츰 물이 새어나가 말라 버리고 말았다.
그 대사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세월이 흐르자 마을의 그 많던 재산은 점점 사라져 버리고 가난한 마을로 변하고 말았다. 지금도 전씨의 집성촌이며 많은 선비나 독립운동가들이 나왔는데 설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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