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안의면> 월림리> 우씨 가문의 효자
월림마을의 우씨 가문에 효자가 있었는데 밤마다 부모님 병환이 완쾌되길 빌고, 좋은 약은 어디에서든지 구해다 드리고, 새벽에는 배설물을 맛보고 병세를 파악했으며, 낮에는 농사일에 바빴지만 지극정성으로 부모님 간병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의원으로부터 호랑이 고기가 영약이라는 말을 들었다.
호랑이 고기를 구하기 위해 지리산과 덕유산 포수들에게 부탁하고 자신도 며칠씩 호랑이를 찾아 헤맸지만 고기를 구할 수 없어서 함정을 파기 시작하였다. 하나를 파는데도 하루가 걸렸는데 매일 굶주리며 하루속히 고기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땅을 파다가 큰 돌이 굴러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함정도 팔 수 없을뿐더러 부모님이 알고 근심하시면 큰 불효를 저지르게 되니 심히 걱정이었다.
함정을 파고 덫을 놓았지만 호랑이는 잡히지 않았고 부모님의 병환은 더 심해져갔다. 그런데 하루는 생각하기를 이웃마을 부잣집에 호랑이가죽 방석이 있는 것을 알고 그것을 베어다가 삶아드리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음날 부잣집 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방석을 잘라다 삶아드렸으나 효험이 없고 병세는 더해져서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부모님 묘소를 지키다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부모님 묘소의 봉분이 파괴되어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나무 밑에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어 죽기 살기로 호랑이에게 덤벼들었는데 그 기세에 호랑이는 달아났고 그 뒤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 후 우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불량배들이 묘를 파헤치고 시체의 머리를 잘라가면서 보름날 밤 자정에 영각사 위로 보석을 마련하여 머리를 찾으러 오라는 것이었다. 불효가 되지 않기 위해 보석을 마련하여 그 장소로 갔다. 그러나 그들은 보석이 적다고 앞 들에 있는 스물일곱 두락의 논 반을 팔아 닷새 후에 보석을 장만해서 오라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보석을 장만하여 다시 갔으나 그들은 적다고 다시 두골을 내주지 않고 더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우씨는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을 감당할 수 없었다. 심한 상처를 입고 쓰러져 의식을 잃고 있는데 호랑이가 와서 그를 보호해 주었다. 깨어나니 호랑이가 업히라는 시늉을 하여 업혔더니 마을까지 업어다 주었다. 그 뒤에 논에서 모를 심는데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그 도둑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들을 붙들어 술을 권하고 자세히 물었다.
그 도둑들은 어느 마을 불량배들인데 육십령 동자바위 밑에서 숨었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물건을 터는 강도들이라고 하였다. 더 자세히 물은 다음 관가에 신고하여 관군과 함께 육십령 동자바위를 찾아갔다. 그 강도들은 돼지를 잡아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관군은 그들을 포위하여 일망타진하였다.
도둑들을 문초한 끝에 우씨는 부모의 두골을 찾아서 음식을 마련하여 큰 제사를 지내고 다시 장사하였다. 우씨의 지극한 효성이 널리 퍼지자 고을 원님은 많은 상을 내리고 '하늘이 큰 효자를 보냈으니 호랑이인들 어찌 모를 소냐.' 하고 글을 써서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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