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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안의면> 신안리> 과부주인과 머슴

  옛날 삼십이 넘은 노총각이 머슴살이로만 살아가는데 장가도 못가고 노총각이 되어 궁리 끝에 그 근처 마을에 머슴을 데리고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젊은 과부가 있었는데 그 마을에 가서 새경을 안받을테니 아무개 과붓집에 머슴을 살게 말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새경 대신에 자신은 정신을 쓰는 사람이니까 방만 꾸며주면 된다고 하였다.

  과붓집에 가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 과부가 같은 값이면 노임을 주지 않고 일을 해준다니까 좋지 않겠는가. "그 사람을 머슴으로 데리지 뭐." 그 사람을 데리고 오라 하였다. 그는 과부 앞에 가서 "나는 새경을 받아봐야 간수하기도 어렵고 혼자 사니 쓸데도 없으며 정신을 쓰는 사람이니까 방만 꾸며주면 되오." 하였다.

  과부가 방 치리를 무엇으로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노총각은 방 치리도 많이 꾸밀 것도 없고 새 이부자리하고 나는 공을 들이는 사람이니까 호롱불 대신에 환하게 불을 켜놓아야 하니 촛불을 켤 수 있도록 초만 대주면 되고 문을 한번 새 종이로 발라주고 쥐가 안 찢으면 그냥 두되 구멍이 나면 구멍만 발라주면 된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주인은 "그거야 어렵지 않지." 하고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방을 꾸며주었는데 매일 밤이 깊도록 방에 불을 환하게 켜놓았다. 과부는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도대체 무슨 공을 어떻게 드리기에 저렇게 밤마다 불을 켜놓고 있는가? 그래서 하루 저녁 밤이 이슥하여 머슴방에 가서 손가락에 침을 발라 살며시 문구멍을 뚫고 들여다보았다.

  공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요를 깔고 그 위에 홀랑 벗고 천장을 쳐다보고 누웠는데 성기가 꼿꼿하게 서서 뻘떡거리고 있었다. "아이고 망칙해라." 과부는 얼른 자기 방으로 들어와 누웠으나 뻘떡거리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며 마음이 심란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과부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 수절을 해야 하는데 생각하면서 그날 밤 선잠을 이루고 아침이 되었다.    

  주인이 문구멍을 뚫은 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주인요, 엊저녁에 쥐가 문구멍을 뚫어 놓아서 새로 발라야 되겠네요." 하였다. 알면서도 모른 척 문을 새로 발라주고 그날 밤도 보니까 불을 환하게 켜놓고 있는데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머슴방에 가서 또 문구멍을 뚫고 들여다보니까 어제 저녁처럼 성기가 꼿꼿하게 서서 꺼떡거리고 있으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주인은 그 광경을 보고 욕정이 활활 불타올라 문을 열고 쫓아 들어가서 머슴을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밤새 운우를 즐기고 다음날부터 남편의 대접을 받게 되었고 주인이 되어서 같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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