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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서상면> 대남리> 함박산

  오산마을 좌측 뒤에 있는 산이 함박산이다. 이 함박산 아래 오산마을에는 쌀 천석을 하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인근의 거지들은 쪽박을 들고 매일처럼 모여들었고 지나가는 과객이 끊일 사이 없이 이 집에 와서 자고 가곤 하였다. 그 부자는 매일처럼 거지나 과객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데 지쳐 있었다. 이제는 그들 시중드는 데 진저리가 났다.

  그런데 어느 날 백발의 노인이 찾아와서 하룻밤 자고 가기를 간곡히 청하였다. 노인의 행색을 보아 범상치 않은 노인이란 것을 주인은 느낄 수 있었다. 주인은 그 노인에게 잠자리를 베풀고 특별히 음식을 마련하여 잘 대접하였다. 그리고 "우리 집에는 과객과 거지가 들끓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으니 이 불청객들이 오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하고 물었다. 

  그 노인은 "방법이야 있지요. 마을을 감돌고 있는 함박산의 주릉을 끊으면 될 것 아니요." 하였다. 복을 가져다주는 함박산의 맥을 끊으면 마을이 망할 것이고 그러면 거지들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 주릉은 풍수지리상 좌청룡의 목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부자는 그러한 눈치도 모르고 앞뒤 생각도 없이 불청객만 오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키는 대로 함박산의 주릉을 하인들과 일꾼들을 시켜 파게 하였다. 그 주릉을 끊어버리자 이상하게도 그 자리에서 하얀 구름과 함께 아름다운 학 두 마리가 날아 나와 한 마리는 남쪽으로 날아가고 한 마리는 북쪽으로 날아 가버렸다고 한다. 그 후 이곳으로 오솔길이 생기고 사람들이 다니게 되었다.

  주릉을 끊고 나자 그 다음날 삼라만상이 어둠에 가득 잠긴 오밤중에 이 마을 한가운데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았다. 위치로 보아 천석꾼의 집 안채가 틀림없었다. 불길은 바람에 더욱 치솟아 손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다 태우고 말았다. 대궐 같은 집이 일시에 숯덩이로 변하고 폐허가 된 천석꾼의 집은 허무하게 사라졌다. 

  부귀영화는 일장춘몽이란 말이 있다. 이 부자도 꿈에서 깨어날 때가 된 것이다. 한숨과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부자는 일시에 망하게 되었고 이 마을은 빈촌으로 변했다. 부자의 후손과 마을 사람들은 잘랐던 산허리를 다시 메우고 산줄기를 잇기 위해서 돌담으로 성을 쌓아 옛날과 같이 되돌리려고 하였으나 날아가 버린 복이 다시 찾아올 리가 있겠는가.

  인간이란 남의 처지를 알고 이해할 줄 알며 남에게 베풀 줄 알아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남에게 베풀어야 복이 오고 베풀 줄 모르면 복이 나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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