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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함양읍> 난평리> 목신(木神)의 은공(恩功)

  옛날 이 고장의 작은 마을에 큰집 작은집 두 가정이 이웃하고 한 마을에서 살았는데 큰집은 잘 살았고 작은집은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여인이 아들 하나 기르면서 가난하게 살았다. 먹을 것이 없어 그 여인은 매일같이 이웃집 잡일을 거들어주고 방아도 찧어주며 싸라기나 잡곡을 얻어다가 먹고 살았다. 집 뒤에 둥구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그 나무 앞에 밥이건 죽이건 깨떡이나 과일 한 조각이라도 나무 앞에 갖다 놓고 자식을 위해 빌었다. 

  그렇게 어렵게 살면서도 하나밖에 없는 자식은 잘 기르기 위해 서당에 보내 공부를 시켰던 것이다. 몇 년 후에 나라에서는 인재를 뽑아 쓰기 위해서 과거시험이 있었는데 큰집 아이는 노잣돈을 두둑히 가지고 말을 타고 시험을 치르러 가는데 작은집 아이는 가난하여 과거장에 갈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그 아들이 어머니에게 저도 과거에 응시해보겠다고 하여 노자도 없고 필묵을 살 돈이나 서울서 묵을 자금을 마련해 주지 못하여 머리를 잘라 아들에게 주면서 가지고 가라 하였다.

  아들이 짐을 챙겨서 괴나리봇짐을 지고 동구 밖 모롱이를 돌아가는데 난데없이 조랑말 한 마리가 나타나서 "도련님 제 등에 올라타세요." 하였다. 이 아이가 조랑말을 올라타니 큰 말을 타고 가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서울에 도착하였다. 먹과 붓을 장만하려고 가게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 하고 자른 머리 달비와 바꾸자고 하니 그 사정을 듣고 주인은 최고로 좋은 필묵을 가려 값 없이 선물로 주었다. 종이점에 가서 역시 자신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달비와 종이를 바꿀 수 없느냐고 하자 최고품의 종이를 꺼내어 역시 선물로 주었다. 

  과거시험장에 들어가 나귀를 매어놓고 한쪽 귀퉁이에서 시험을 치르는데 나귀가 제가 시키는 대로 쓰라고 해서 그대로 받아썼더니 과거에 급제하고 큰집 아들은 시험에 낙방하고 말았다. 너무나 감격하고 나귀와 도와준 모두에게 고마워하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느 마을에 도착하자 결혼잔치를 하는 집이 있었다. 그 잔치집에 들러 거기서 얻어먹고 묵어가기로 했는데 "도련님 돌맹이를 한 보따리 주워서 제 등에 실으세요." 해서 그대로 하고 잔치집에 들어갔는데 결혼식장에 상각과 신랑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귀가 돌맹이로 상각과 신랑을 때려죽이라 하였다.

  어이가 없어서 우물쭈물하니 나귀가 다급하게 재촉하여 어쩔수 없이 상각과 신랑을 돌맹이로 계속 내리쳤는데 마당에 쓰러지고 말았다. 사람들이 지켜보니 마당에 여우 두 마리가 쭉 뻗어 죽어있었다. 잔치집은 대 소동이 일어나고 신부의 부모는 이 사람을 신랑으로 맞이하여 혼사를 치렀다. 며칠을 묵은 후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나귀가 둥구나무의 목신이었던 것이다. 매일처럼 밥이고 죽이고 해다 놓고 정성드려 비니까 그 목신이 나귀로 변하여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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